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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3일 공감 26기 자원활동가 4명이 시즌마감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다들 무언가 공감하겠다는 뜻에서 참가하였는데요, 이들은 어떤 생각에서 함께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였을까요? 함께하여 더 뜻깊었다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수현 _ 서로의 호흡에 공감하다

  즉흥적인 시작이었다. 자원활동가 두 분은 취미로 달리기를 하시는 분인데 122일에 시즌마감 마라톤에 참가한다고 하셨다. 자원활동가들이 단체로 참가해 공감의 이름을 알리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공감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덥석 참가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저질러버렸다. 마라톤 경기가 있기 2주 전까지는 괜찮았다. 2주 동안 달리기를 해서 체력을 키우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랬다. 꾸준히 달리지 못했고 어느새 마라톤 시작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감 사무실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가고 나면 헉헉거리는 나인데 10km를 뛸 수 있을까? 그리고 한달 사이에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이 추운 날씨에 뛰면 심한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내 열의보다 앞섰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인생 처음으로 10km를 달려볼 날. 마라토너 포스를 풍기는 사람들, 마라톤 시작 전 준비운동을 하면서 이제 정말 달리는구나 현실감이 느껴졌다. 마라톤 스타트를 기다리면서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막연하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정말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마라톤 시작 소리가 땅 울렸다. 자원활동가 분들과 호흡을 맞추며 달렸다. 5km까지 쉬지 않고 꾸준히 뛰었다. 놀라운 결과였다. 한번도 30분이 넘도록 뛰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할 수 있었다.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도전하고 가능하게 만든 것은 공감이라는 힘이었다. 완주라는 목표 아래 같이 뛰고 있는 다른 마라토너들. 그리고 후후 호흡을 같이 맞춘 자원활동가들. ‘우리는 해낼 것이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서로에 공감하면서 동력을 얻었고 이룰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쉽게 포기했을 일을 함께 했기에 함께 해낼 수 있었다.

 

 

 

석우

  달리기를 하게 된 지는 어느새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대회도 몇 번 나가보았다. 대회에 나갈 때 마다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행동을 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옆에서 같이 뛸 수 있는 아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무려 네 명이서 같이 달리기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공감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장난으로 말했던 현수막을 실제로 눈앞에서 보게 되자 일이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보다는 같이 들어있던 핫팩에 대한 감동이 더 컸던 것 같다. 출발은 다 같이 했지만, 나의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부족했던 스트레칭 때문인지 왼쪽 다리에 근육통이 오기 시작했고 결국 걷다 뛰다를 번갈아가며 간신히 골인할 수 있었다.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는 속상한 마음이 컸지만, 결승선에 들어갔을 때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먼저 들어온 사람들끼리 사진 찍으며 이야기하고 있으니 하프 코스를 뛰고 들어오는 동균씨가 보였다. 동균씨가 공감 현수막을 펼치자 주변에서 공감 파이팅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혼자 뛸 때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동이었다. 사실 우리가 한 것이라고는 현수막을 들고 골인한 것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달리기는 혼자 하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고. 그러나 이번 경험을 통해 생각이 조금은 바뀌게 되었다.

 

같이 하면 더 좋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페이스에 맞추느라 조금은 느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같이 공감하며 뛴다는 사실이 더 즐거우니까 괜찮지 않을까?

 

 

민근

  군 제대 후에 달리기라곤 어딘가에 늦어서 급히 지하철역으로 뛰어가는 것이 전부인 저였는데, 공감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마라톤이라는 큰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우려대로 달리기 초보에게 10Km는 매우 힘겨운 여정이었지만, 다행히 건강하게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실력과 빈약한 의지로 혼자 뛰었다면 언제든 포기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레이스였지만, 고맙게도 첫 몇km를 함께 뛰어준 마라톤 고수 자원활동가, 함께 페이스를 맞춰 뛰어준 저와 같은 초보 마라토너 자원활동가, 하프 마라톤(제가 뛴거리의 무려 두배 이상)에 도전한 자원활동가의 존재가 제 다리를 끝까지 움직이게 해준 것 같습니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위해 뛴다는 것은 이전까지 제가 경험한 달리기 경주들의 치열한 순위다툼 만큼이나 멋지고, 강력한 경험이었습니다. 결국, 공감에서의 활동이 늘 그렇듯 제가 주려다가 더 받아버린 것 같은 마라톤이었습니다.

 

 

동균

  달리기. 달릴 때의 헐떡거림이 좋다. 급하게 내뱉는 숨결 따라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이 빠져나간다. 그 빈자리를 상쾌한 공기가 채운다. 심장의 고동 소리가 좋다. 달린 만큼 울리는 그 솔직한 소리가 좋다. 누군가와 함께 달릴 때는 이 모든 순간을 공유하고, 그 느낌을 공감할 수 있어 좋다.

 

  지난 3월부터 매일 5 킬로미터씩 달리기 시작했다. 10, 30분 정도 달리기를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지난 9월에는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그때 느낌이 굉장히 좋아, 12월 마라톤 대회에 참가 신청하였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자원활동가 석우 씨가 9월에 같은 대회를 참가했었고, 이후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원활동가 끼리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자는 말이 나왔다. 이렇게 수현, 석우, 민근, 동균 네 사람이 함께 달리게 되었다.

 

  이번 달리기 대회 참가 목적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을 함께 생각하고 느끼자, 곧 공감하자는 것이었다. 공감 로고가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대회에 참가하여 나름대로 홍보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달리는 순간순간 공감에서 활동하며 느낀 것들을 떠올렸다. 각자 자신만의 레이스를 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무언가 공감하고 있었다.

 

  공감 구성원들은 여성, 장애, 이주/난민, 복지, 노동, 성소수자, 국제인권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일한다. 혹은 공감의 운영을 도맡아 한다. 담당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사회의 공익을 위한다는 뜻을 함께한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 나아가 사회 전체 구성원과 이러한 뜻을 함께하고자 한다.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우리는 공감에서 느낀 바를 나름의 방식으로 공감했다. 달리는 순간 각자의 마음속에 공감이 자리했을 것이고, 미약하지만 홍보를 통해 사회구성원들과 뜻을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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