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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 - 영화 <판도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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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판도라 공식사이트 갤러리)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현실의 우리들의 모습 같아서, 곧 닥칠 우리의 미래 같아서...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주제로 한 재난영화 <판도라>가 흥행 1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맘 같아선 우리나라 5천만 국민 모두가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바이다. 그만큼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은 바로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다. 그런데 그 사실을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 국회 등 위정자들만 모르는 것 같다. 영화 <판도라>는 역대 최대규모의 지진 발생으로 인해 30년 이상을 가동하여 노후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을 지키려는 소시민의 사투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 속 한별 1호기폭발사고는 영화 속의 가상스토리만은 아니다. 이미 2011년 가까운 일본 후쿠시마에서 지진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였고,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후쿠시마 일대는 죽음의 땅이 되었으며,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은 태평양을 타고 전 세계를 돌고 있다. 올해 9월 경주 주변에서 1주일 새 규모 5.8의 역대 최대 지진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여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다. 경주를 포함한 동남권은 국내 최대의 원전 밀집지역이다. 그 일대에는 이미 들어선 원전이 14기나 되고, 추가적인 정밀 단층 조사도 없이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영화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인구 밀집지역에 원전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원전 사고가 났을 때는 부산, 대구를 비롯해 150만 명이 고농도 방사능에 노출되고, 남한 면적의 11%가 죽은 땅이 된다.” 우리나라가 결딴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판도라에 나오는 원전회사와 정치인들도 낯설지 않다. 사고가 발생하자 원전 관리자는 노동자들을 원전 내에 가두고 강제로 사고를 수습하도록 한다. 사고 발생을 윗선에서 알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이미 원전이 폭발한 상태에서도 위험에 노출된 시민들과 소방관은 안중에 없이 거기에 들어간 돈이 얼마인 줄 아냐며 원자로를 폐로시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무능력한 대통령과 사고수습을 못 하고 우왕좌왕하는 공무원들도 현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월호가 침몰하여 생때같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한가로이 머리를 올리고 있었다. 해경은 단 1명의 아이들도 구하지 못하고 윗선에만 잘 보이려고 하였다.


(이미지 출처 : 판도라 공식사이트 갤러리)

 

위에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시민들과 직원·노동자·소방관들을 버리고 탈출하는 사이에 소시민들은 자신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사지로 뛰어들고, 어떻게든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한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버스 운전도 마다하지 않는 연주의 모습은 처절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국가가 재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국민을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 소시민들은 또다시 각자가 알아서 죽을 힘을 다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친다. 또 국가가 막지 못한 재난을 스스로 막아내기 위해 사지로 뛰어든다. 과연 국가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난해 227일 새벽 1원자력안전위원회는 위법논란과 안전성 쟁점 미해결 논란으로 2명의 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을 표결에 부쳐 의결을 강행하였다. 수명이 다한 노후원전은 위험하므로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폐쇄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법에 명시된 최신기술기준을 활용한 안전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을 밀어붙였다. 이에 시민사회는 공감을 포함하여 국민소송 대리인단을 꾸려 노후원전 수명연장허가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진행 중이다. 수명을 다한 월성원전 1호기의 가동을 멈추는 것은 우리나라 미래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플루토늄과 같은 일부 고준위 방사능폐기물은 위험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반감기가 무려 24천 년이 걸린다고 한다. 현세대가 사용한 연료의 폐기물처리 위험을 24천 년 후의 후손들에게까지 미치게 한다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못하다. 미래세대에게까지 끼칠 막대한 위험성을 생각한다면 원자력은 전혀 경제적인 연료가 아니다. 오히려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지금부터 원전폐기정책을 시작하여 수십년 내에 원전을 폐기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이처럼 위험천만한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불필요하거나 과한 에너지 사용을 조금씩 줄여 원자력발전이나 화석 연료발전을 줄이는 것이다. 태양열이나 지열, 수소에너지 등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다. 경제성장만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는 허망한 신기루에서 깨어나 나누고 베풀며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다. 탄핵 촛불에서 보듯이 우리는 이런 것들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 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영화 <판도라>는 우리에게 이러한 희망을 알려주었다.


글_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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