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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부회원 인터뷰는 조금 특별하게 문을 엽니다. 그 특별한 인터뷰의 주인공은 김재원 기부회원입니다. 공감 기부회원 인터뷰 사상 최초, 온라인 영상통화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는데요, 그 내용 또한 흥미롭고 특별했습니다.

 

김재원 기부회원님은 국제이주기구 서울사무소에서 일하셨고, 당시 이주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한 일들을 공감과 함께 진행하시며 공감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현재는 홍콩의 BSR, ‘기업의 사회공헌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 중이십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컨설팅’이 아직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기에 먼저 소개를 부탁드렸습니다.

 

기업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합니다.

 

“BSR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곧 지속가능한 세계와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단체이자 회사입니다. 같은 일을 하는 단체 중 가장 오래됐고 가장 잘 알려진 단체입니다. 전세계 250개 이상, 포춘 선정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김재원 기부회원님은 그중에서도 노동분야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해외에서 원자료를 수입하고 가공하여 판매할 때, 생산 현지에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사회 공동체에 손해를 끼치지 않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기업에 전달하고 개선안을 권고하는 것입니다. 또한 현지 노동자들에게 가족계획 수립이나, 올바른 피임법 등의 기본적인 건강 상식도 교육하는 일도 합니다.

 

국제기구나 일반적인 사회단체들과의 차이점은 그러한 작업을 기업을 위해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이 기업의 이윤과 연결해 기업 스스로 잘못된 것을 고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어쩌면 기업은 정말 손쉽게 움직입니다.

 

“국제기구에서 일 할 당시에는 그 상대가 정부나 NGO였고, 법과 정책을 통해 상황을 개선해나갔습니다. 그러므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었죠. 그러나 기업은 모든 것을 이윤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이 이윤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면 즉시 노동자의 환경을 개선하도록 움직입니다.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상황들을 직접 보면서 일의 재미와 보람을 느낍니다.”

 

전지구화, 전세계화된 시대에서 기업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대개 인권의 영역을 개선하고 확장하는 일은 법과 정책을 통해 이뤄진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김재원 기부회원님은 기업과 함께 일하면서 기업이 인권의 영역에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아있는지를 깨닫는다고 하십니다.

 

 

말레이시아의 이주노동자 인권이, 유럽 기업에 의해 보장되다니.

 

“최근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말레이시아산 팜오일들은 대부분 말레이시아로 이주해 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네팔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에 의해 생산됩니다. 최근에 유럽연합에서 유럽의 기업들에 의무적인 바이오 연료 사용량을 높이면서, 유럽기업들의 팜오일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유럽 기업들은 저 먼 말레이시아 오지에서 생산되는 팜오일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해오기 시작했습니다. 윤리적으로 생산되지 않은 팜오일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까지 기업의 영향력이 닿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비행기로 몇 시간 거리에 있는 오지에 들어가서, 이주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은 받고 있는지, 가족들과 연락은 잘 되고 있는지, 제대로 된 기숙사는 공급받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왔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기업윤리를 요구하는 힘이 약합니다.

 

김재원 기부회원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유럽의 선진 기업의식에 놀랐습니다. H&M, UNIQLO 등 글로벌 의류 SPA 브랜드들은 최근 제품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제품이 비윤리적으로 생산되지 않았음을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유럽과 일본 기업의 윤리적 태도는 규제와 정책에 의한 것도 있지만, 소비자의 힘이 큽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에 ‘나는 아동노동착취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싶지 않다!’는 항의편지를 한 달에 천 통씩 보내고, 소비자들의 힘을 등에 업고 NGO들도 끊임없이 압력을 행사합니다. 이것이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같은 인간끼리의 기본적인 존중이 곧 인권입니다. 법은 그 존중의 최후 보루입니다.

 

“외부에서 한국을 바라보니 예전보다 더 사람을 돈, 학력, 스펙 등으로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인간으로서 상식을 가지고 서로 존중해주는 기본의식이 더 상실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는 법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다. 법의 구멍을 찾아 헤집는 사람들이 언제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어떤 법과 정책이 만들어지는가는 사회가 기본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법이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종국에는 기댈 곳이 없어집니다. 약자, 소수자, 특히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동정에 호소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호소할 수 있는 최종 보루가 바로 법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감과 같은 단체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언제나 그 행보를 지지합니다.”

 

김재원 기부회원님은 공감이 더 튼튼한 기반에서, 더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염려하고 바라셨습니다. 공감은 그러한 염려와 바람만으로도 더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그것이 공감을 지탱해주는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김재원 기부회원님은 자신의 선택과 결정으로 단 몇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 마음은 공감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공감이 영원히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공감을 사랑해주시는 분들 덕분임을 다시 한 번 새기게 됩니다. 김재원 기부회원님의 삶을 공감 역시 언제까지나 응원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글 _ 장혜민(공감 22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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